(한국글로벌뉴스 -박소연 기자)군공항 이전과 신공항 건설은 언제나 ‘지역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돼 왔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남는 것은 발전이 아니라 끝없는 갈등과 책임의 전가되어 왔고, 화성호를 둘러싼 논란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29일(목)화성시 향남읍에서 열린 정책토론회는 이 오래된 논의를 정면에서 멈춰 세웠다.
올해 시행된 기후부의 ‘조류생태보전·항공안전 지침’은 더 이상 공항 이전을 정치적 타협이나 지역 간 힘겨루기로 밀어붙일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 공항 입지는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부적합 여부의 문제가 됐다.
화성호는 이미 답을 내놓고 있다. 11만 마리의 철새가 서식하는 국제적 생태축, 멸종위기종의 핵심 서식지, 그리고 항공기 조류충돌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 군공항과 신공항을 동시에 검토한다는 발상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다. 문제는 과학이나 기준이 아니라, 정책 결정의 관성이다.
그동안 군공항 이전이 추진된 지역마다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는 이미 충분히 보아왔다. 이전 대상지는 ‘발전 기회’라는 명분 아래 갈등을 떠안았고, 기존 공항 인근 주민들의 소음·안전 문제는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채 갈등만 지리적으로 이동했을 뿐이다. 피해는 분산됐지만, 해결은 없었다.
이번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한 점은 명확하다. 화성호 신공항 논의는 환경 문제 이전에 항공 안전의 문제이며, 동시에 법적·제도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이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사례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강화된 환경성 평가 기준과 국제 항공 안전 기준은, 화성호에 공항을 짓겠다는 주장에 이미 빨간불을 켜고 있다.
그럼에도 이전 논의가 계속되는 이유는 단순히 누군가는 떠나야 하고, 누군가는 받아야 한다는 오래된 프레임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이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공항 이전은 지역 간 연대가 아니라, 지역 간 대립을 구조화해 왔고,수원전투비행장 이전 문제 역시 기존 피해 지역의 고통을 치유하지 못한 채, 화성이라는 또 다른 지역에 부담을 넘기려는 시도로 읽힐 수밖에 없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전투기 운용 중단’과 같은 대안은 그래서 중요하다. 이전만이 해법이라는 전제부터 다시 묻지 않으면, 논의는 영원히 제자리를 맴돌게 된다. 낡은 장비의 퇴역과 함께 정책의 방향 역시 확장보다 전환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송옥주 국회의원(화성시.갑)이 강조한 “화성의 지속가능한 미래”는 추상적 구호가 아니다. 그것은 공항 하나를 더 짓지 않는 선택일 수도 있고, 갈등을 이전하지 않는 결단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큰 시설을 유치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책임 있는 결정을 내리느냐다.
화성호는 실험장이 아니다. 타지역에서 반복된 실패를 또 한 번 되풀이할 여유도, 명분도 없다. 이제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어디로 이전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전이라는 발상 자체가 여전히 유효한가’이다.
공항은 만들면 남지만, 갈등은 더 오래 남는다. 화성의 선택은 지금, 그 갈림길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