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 기획특집 ] 군포시 '그림책 꿈마루 도서관' 안병훈 관장, "어릴 때 그림책을 접하면 희망과 용기, 인생의 면면을 배우는 기반이 된다."


안병훈 관장,"정체성은 만들어 가는 거지, 찾는게 아니다."
"그림책은 아동만 보는 책이 아닌 청소년 어른들까지 다 읽게 하는 게 목표"

 

(한국글로벌뉴스 -박소연 기자)  “지역 주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어야 한다. 독서 프로그램과 전시, 강연 등을 통해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생활 속 문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 - 안병훈 관장 인터뷰 중

 

군포시는 지난 2014년 정부 지정 ‘대한민국 책의 도시’ 제1호로 지정 된바 있다.

시는 공공도서관과 북 카페, 미니문고, 책읽는아파트 등 생활밀착형 독서환경 조성으로 오늘에 이르렀고,이 부분을 널리 알리고자 경기 도비와 군포시가 200억을 들여 그림책 특화 도서관 ‘꿈마루’가 탄생 되었고 시민들에게 책을 매개로 한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꿈마루의 총괄적인 책임을 맡고 있는 안병훈 관장은 인터뷰를 통해 도서관의 역할과 비전, 그리고 지역 사회와의 연결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안 관장은 먼저 “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이 서로 만나고 소통하며 배움을 이어가는 복합문화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림책에 특화된 꿈마루 도서관은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새로운 감성과 상상력을 열어주는 통로라고 강조했다. 

 

23년 9월1일 개관한 ‘그림책 꿈마루에 오게 된 계기와 다른 도서관과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어 있는가

 

"꿈마루 오기 전에는 사업을 했다. 사업가였고 지금도 이곳을 운영하면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일을 맡게 된 계기는 재단 이사장님의 권유가 있었고 책을 제가 거의 한 달에 한 두세 권씩은 꼭 읽고 있지만 그림책은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되어 하고 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림책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낫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이 지역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저에게 맡기셨는데, 이사장님은 어린이 사업과 관련된 교수님, 전문가들을 많이 아시지만, ‘사람을 모을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저를 부르셨다.

 

 제가 평소에 “사람하고 돈은 똑같다. 사람이 모이면 돈도 번다.”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그 점을 좋게 보셔서 책임을 맡겨 주셨다.

 

초반엔 ‘그림책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는 전문가들, 작가님들의 반발이 컸다. 저는 처음에 사람들이 많이 올 거라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부모·아이들이 그림책 보러 오진 않았다. 그래서 이곳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 시키며 공연·전시·교육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매주 마술쇼, 연극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공연을 했고, 그때마다 매진이 이어졌다. 개그맨 박성호 홍보대사도 헌신적으로 도와주셨고, 지금은 평일 하루에 보통 300명, 주말엔 500명 이상 오고 누적 방문자는 수십만 명에 이른다.

 

그림책 꿈마루는 그림책을 기반으로 자료 열람·전시·공연·교육을 한 공간에서 하는 ‘라키비움(larchiveum)’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이다. 라키비움은 라이브러리(Library), 아카이브(Archive), 뮤지엄(Museum)의 기능을 합친 개념인데, 경기도 내에서 유일하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책을 비치한 도서관이 아니라 전시와 기록, 체험이 결합된 곳으로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철학이나 가치가 있다면 무엇이며,그림책이라는 매체가 가진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

 

"이곳 건물은 원래 배수지였던 흔적을 품고 있다. 물은 생명이고, 우리는 그 이미지를 ‘꿈을 담아 나누는 곳’으로 연결하고 싶었다. 그림책은 시각적 이미지로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강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그래서 어릴 때 그림책을 접하면 희망과 용기, 인생의 면면을 배우는 기반이 되리라 믿는다.

 

저는 이곳이 군포 시민들에게 ‘찾아가고 싶은 공간, 머물고 싶은 공간, 나만의 퀘렌시아’가 되길 바란다. 이곳에서 받는 따스함이 시민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고, 머물렀던 감흥으로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게 되면 좋겠다.

 

그림책이 어른에게도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데,그림책을 ‘유아 전용’으로만 보는 오해가 많다. 그림책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매체이며, 기쁨·슬픔·사랑·배려 등 인생의 면면을 간결한 이미지와 이야기로 전달한다. 제 경우 그림책 한 권은 길어야 20분이지만 남기는 여운은 긴 소설 못지않았다. 그래서 어른, 청소년이 함께 그림책을 접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지역 작가, 출판사, 예술가 등과의 협업이나 프로그램과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지역 그림책 작가, 동아리 활동을 하시는 분들께 공간을 개방하고 있다. 이분들이 연극·북토크·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초반엔 20~30명 정도였지만, 공연과 결합하자 금세 꽉 차게되었다. 직원들도 컨셉을 잘 살려서 운영해 주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 서점 전시(12월 예정)를 열어 지역 소규모 책방을 알리고, 공공성도 확보하려 한다.

 

'인어공주'라는 그림책을 접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정말 크게 감동받았다. 많은 분이 결말을 ‘인어공주가 죽는다’고 알고 있는데, 제 해석은 다르다. 인어공주는 환경을 바꾸려는 꿈을 가지고, 자신의 소중한 것(목소리)을 버리고 다리를 얻는다.

 

얻은 다리로 춤을 잘추게 되는데 잘 출수록 엄청난 고통이 따라 왔다. 다리를 얻는 대가로 고통을 겪지만, 그것이 ‘능숙함과 노력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교훈으로 읽혔다. 그리고 작품 전체에서 ‘자기희생, 꿈을 향한 용기, 삶의 의미’ 같은 깊은 메시지를 느꼈다. 이처럼 그림책은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인생의 교훈을 던져 준다고 생각한다.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계속해서 이곳의 접근성을 높이고 대중적 체험 프로그램을 확장할 생각이며,그림책 본래의 가치를 지키되,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오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전시·공연·교육을 병행해 ‘그림책’이라는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도록 할 생각이며, 또한 제가 개인 사비로 수집 중인 고서(그림책 고서)들을 모아 매년 1회 전시해 그림책의 역사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보여주려 한다."

 

 

현재 도서관에서 운영 중인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나 시민 참여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현재 ‘한국 그림책의 일러스트레이션의 세계’ 전시중이다. 지난 9월 1일 개관2주년이 되었는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특별기획전시로 준비했다. 전시기간은 지난 8월 9일부터 오는 10월 26일까지 3개월간 이며,국내 그림책 작가 9명의 그림책 41권에 대한 200여 점의 원화를 전시하고 있다.

 

이는 약 2년전에 기획한 순회전시로써 이미 일본에서 3차례 순회전시를 하고 우리 대한민국 경기도 군포 그림책꿈마루에서 최종 전시를 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 9분의 원화작품을 이렇듯 한 자리에 모아 전시하는 일이 쉽지않은 만큼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관람하셨으면 좋겠다.

 

이곳은 찾은 시민들은 그림책을 접한 후 차분해지고 힐링이 된다고들 입을 모은다. 최근에 길위의 인문학 공모사업에 선정이 되어 국비 1천만원을 지원받아 진행한 프로그램명이 ‘인생이 묻고 그림책이 답하다’였는데 총 성인 20명이 총 11회차 수업에 참여하였고 이렇듯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해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다.

 

사람이 공간을 만들지만, 공간은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 상상의 기회, 힐링의 장소가 되는 선순환 구조를 느낄 수가 있다."

 

개관한지 이제 2주년이 되었다. 처음 계획,처음 생각했던 대로 진행 되고 있는지

 

"개관할때 '그림책꿈마루의 역할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인생의 재료를 가지고 어머어마한 레시피를 제공하여 우리로 하여금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하는 곳이다.'고 말했던 생각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곳 그림책꿈마루를 잘 알지 못하는 분들이 계신다. 더욱더 널리 알려서 이곳을 찾는 시민들에게 그림책을 통한 삶의 여유를 느끼는 동시에 삶의 고단함 역시 힐링하는 재충전의 장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군포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책과 사람이 만나면서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만들어내는 곳, 그리고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는 거점이 되는 것이 도서관의 궁극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 특히 어른들에게 꿈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요즘 어른들이 꿈이 없으니까 아이들도 꿈을 잃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존경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아이들이 충분히 실수하고 실패해 보는 공간, 상상하고 놀 수 있는 건강한 놀이터가 필요하다. 도서관이 조금 시끄럽더라도 아이들이 실수하고 뛰어노는 것을 허용해 주셨으면 한다. 실패를 통해 강해지고 더 좋은 어른이 되어간다.

 

여러분은 군포시에 이러한 그림책 복합문화공간이 있고, 다양한 그림책과 전시,공연, 강연 등 좋은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되고 있음을 알고 자부심을 가지시길 바란다."

 

다음 내용으로는 '그림책 꿈마루'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