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응급의료 현장 방문 및 간담회, 의료진 보상 강화와 의료개혁 강조


 

(한국글로벌뉴스 - 박소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9월 13일 오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의료원과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의료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의료현장을 묵묵히 지키는 의료진의 노고를 격려했다.

 

대통령은 먼저 서울 중랑구 소재 서울의료원을 찾았다. 서울의료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인구가 많은 서울 동북권의 중증응급환자를 책임지고 있으며, 25개 진료과목으로 서울 시민의 건강은 물론, 서울 지역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서비스도 전담하고 있다. 27개 병상이며, 하루 평균 60명 안팎의 환자가 찾아 올해 들어 9월까지 1만6000여명의 환자가 내원했다.

 

대통령이 의료원에 도착하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 이현석 서울의료원장이 맞이했다. 대통령은 입장 전 마스크를 착용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건강취약계층을 돌보는 시민공감응급실, 소생실, 외상치료실, 화상치료실, 중증환자구역, 소아구역 등을 이현석 서울의료원장 및 박현경 권역응급의료센터장과 함께 돌아봤다. 박현경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이 “병원에서 폭력 난동을 부리는 사람으로부터 의료진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이 24시간 상주한다”고 하자, 대통령은 경찰관에게 "의료진 보호에 애써주셔서 감사하다. 병원 난동은 엄단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박현경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이 “서울 동북권에 유일하게 소아환자구역을 갖추고 24시간 운영한다“며 ”연간 9000명 가량의 아동이 내원한다”고 하자, 대통령은 "저도 어린이 심장병원을 방문한 적 있는데, 소아 병원은 수련을 별도로 해야 한다고 설명하더라"며 어려운 일을 맡고 있는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어 병원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응급의료 현장의 어려움과 다가오는 추석을 대비한 병원의 준비사항을 청취했다.

 

대통령은 "저도 어렸을 때 참 많이 아팠다. 성한 데가 없어 입원도 많이 했는데 따뜻하게 대해주는 의사 선생님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이 어린 마음에도 있었다"면서 "잠도 못 주무시고, 잦은 회진으로 힘들겠지만 환자들에게 늘 따뜻하게 대해 주시면 감사드리겠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대통령은 “협조해 주신 덕에 이번 추석은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병의원이 문을 열어 다행”이라며, “중증도에 따른 진료를 잘 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연휴기간 건강보험 수가를 대폭 인상하고 권역응급의료센터 전문의 진찰료를 평소보다 3.5배 수준으로 인상했다”고 밝히면서, “의료계 각분야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더 고생하고 더 힘든 진료를 하시는 의료진에게 더 많은 보상이 가도록 하는 게 의료개혁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교육과 의료는 필수 정주 요건인데, 경제성장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변화 및 의료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향후 필요한 의료인을 길러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계획 차원에서 최소한의 인력 증원이라는 점과 과학적 추계를 근거로 추진하는 것이니 의료인들이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의료인 처우 개선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을 믿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은 의료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헌신하는 의사들을 조롱하고 협박하는 것에 대해 참 안타깝다”면서도 “국민들이 의료인들을 욕하기보다는 일부 소수의 잘못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아파서 병원가면 의사, 간호사, 조무사 분들의 헌신을 보기 때문에 애써 주시는 것에 국민들도 감사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챙기는 것 뿐 아니라 의료계 내부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없어 방치해온 시스템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갈 예정이니, 기탄없이 의견을 개진해달라"며 "정책실장, 사회수석에게도 직통으로 연락해 의견을 전달해달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사회와 긴밀한 협조 아래, 연휴 기간 당초 하루 500개 병의원과 약국을 열려고 계획했으나 병의원 1200개, 약국 1300개 등 총 2500여개가 하루에 문을 연다”고 밝히며, 시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서울의료원장은 “응급실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응급실은 게이트 키퍼인데, 배후진료로 원활히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필수의료과 기피 현상 및 배후진료과 과부하 발생으로 의료진이 떠나고 있다”며 “업무량이 많으니 비용 보전 등 인센티브를 도입해 떠나는 분들을 잡고 새로운 분들도 유인하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서울의료원은 소아과 운영 등 공공병원 역할을 충실히 하다보니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라면서 “공공병원 적자의 구조적 문제에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김석연 의무부원장은 전공의 이탈로 경영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김 부원장은 본인도 “주 80시간, 많으면 100시간까지도 일한다”면서, “한계가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코로나19를 비롯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까지 최일선에서 대응했지만 금방 잊혀지고 경영난에 시달린다”고 말했고 “전공의와 전문의를 다독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박현경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권역센터는 중증도가 높고 치료가 어려운 환자가 대다수이지만 배후진료과와의 연계가 원활하지 않아 (환자 상태가 악화되면 응급의학과 전문의에게 책임이 발생하기 때문에) 응급실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황선숙 간호부장은 “진료공백에 대응하기 위한 진료지원간호사(PA) 시범사업에 참여 중이지만, 법적으로 보호를 충분히 받는 제도가 필요하다”면서 “PA제도가 빠른 시일내에 잘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공공의료, 지역의료에 대해 내년도 역량강화사업에 600억 이상의 예산이 들어갔다”며 “의료사고에 대한 의료진 보호를 위해 법제화 전이라도 지침, 시범사업으로 조속히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대통령은 “보건은 안보, 치안과 더불어 국가의 본질적 기능”이라며,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정부가 장기적 계획 차원에서 의료개혁을 진행 중이며, 의료인들이 상대적 허탈감을 느끼지 않고 고생하신 만큼 정당하게 보상받고 보람을 느끼도록 보상체계를 마련할테니 정부의 진정성을 믿고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향후 5년간 10조원을 투입하지만 국민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더 많이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면담을 마친 대통령은 "연휴에 애써주십시오"라고 격려하며 자리를 떠났다.

 

이어 대통령은 서울 중구 소재 중앙응급의료센터로 이동했다. 2001년 7월 지정된 국립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전국에 있는 모든 응급의료기관의 진료업무를 조정하고 지원하는 기관이다. 중앙응급의료센터에서는 김성중 중앙응급의료센터장과 허석곤 소방청장이 대통령을 맞이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도착한 대통령은 응급의료센터 운영 현황을 청취한 후 ‘윤한덕 홀’에 들러 故 윤한덕 센터장이 마지막까지 머물렀던 사무실 사진과 초상화를 관계자들과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故 윤한덕 센터장은 지난 2002년부터 17년간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이끌며, 닥터헬기를 도입하고 국가응급진료망을 구축하는 등 응급의료 시스템 개선에 힘썼다. 김성중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초상화 속 사인은 마지막 근무일에 '행복하세요'라고 사인한 것"이라고 하자, 대통령은 "묵묵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헌신하신 분의 사무실을 보고 느낀 바가 많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서울인천광역응급의료상황실’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잇따라 들러 24시간 실시간 환자와 구급대원, 병원을 연결하고 상황을 파악 중인 의료진 및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수고 많으세요"라고 말하며 격려했다. 이어 어느 지역의 응급실이 포화돼 있는지 보여주는 ‘응급의료 현황판’에 부산 지역이 응급의료 어려움을 보여주는 붉은 표시가 뜨자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부산시장과 통화해 어려움이 있는지 파악해 보라"고 현장에서 바로 지시하기도 했다.

 

이어서 대통령은 병원 관계자와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대통령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현장에서 헌신하고 계신 센터장님과 직원 여러분께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오는 길에 ‘윤한덕 홀’을 들렀다. 故 윤한덕 센터장이 2019년 순직할 때는 그 주에 무려 129시간 넘게 일했다고 전해들었다”며 “지금도 전국의 병원에는 윤 전 센터장님처럼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 밤낮없이 헌신하는 의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과로로 버티는 구조로는 우리 의료 시스템이 지속될 수 없다며 이러한 절박함에서 의료개혁을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정부가 기존에는 건보에만 의지했었는데, 이제는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할 것”이라면서 “전문의들의 처우가 안 좋아지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의료계의 헌신에 공정한 보상체계가 갖춰져야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은 이번 연휴에 국민 불안감을 감안해 문을 여는 병원이 늘어났음을 언급하면서 추석 연휴 기간에도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를 당부했다.

 

김성중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최근 상황실을 고도화하고 추석 연휴를 맞아 비상진료체계를 점검했다”며 “응급의료정보 시스템으로 병의원 및 약국 정보를 적극 알려 국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은실 응급의료정책실장은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현장에서 구급대원이 중증도 잘 판단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역별 이송지침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환 서울인천광역상황실장은 “전공의 집단행동 후 응급의료기관들이 축소 운영되고 있다”면서 "응급실과 연결하는 배후 진료가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119와 협조를 잘해서 표류 되는 환자가 없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차명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은 “요즘 환자를 받을 때 환자가 잘못되면 내가 얼마를 배상해야 하는가를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다”면서 “필수의료과를 선택할 때 의사가 이러한 막연한 공포에 시달리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9월 11일부터 2주간 비상응급의료 대응주간으로 정하고, 총력대응 하겠다”고 밝히며, “아주 먼 거리의 경우 소방헬기도 적극 투입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의견을 모두 들은 뒤 “사법리스크는 책임보험 제도를 금융 위에서 개발해서 법률 제·개정을 속도를 내달라고”고 참모에게 지시하는 한편, “연휴에 고생하시는 분들 직접 뵙고 손 잡으며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서 왔다”며 의료진들을 격려하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오늘 현장 방문은 환자 및 의료진 불편을 고려해 최소 수행인력으로 진행됐고,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과 장상윤 사회수석 등 대통령 참모진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