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글로벌뉴스 -박소연기자) 서울행정법원이 9월 11일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을 내렸다. 국민소송인단 1,297명이 제기한 이 소송에서 법원은 "부지와 갯벌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았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지역 개발계획의 취소에 그치지 않고,공항 개발 중심 성장의 시대가 저물고, 생태와 안전, 그리고 미래세대를 우선해야 한다는 시대적 선언이라 생각된다.
공항 건설,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
판결문은 분명했다. 새만금 사업부지는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다수 서식하는 염습지이며, 인근은 이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지역이다.
그럼에도 국토교통부는 사업이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으며,무엇보다 조류충돌 위험을 축소·누락한 사실은 충격적이다. 계획 부지가 무안공항보다 656배 높은 충돌 위험을 안고 있다는 점은 안타깝게 목숨을 앗아간 2023년 무안 참사(179명 사망)를 떠올리게 한다.
이는 비단 전북 새만금만의 문제가 아니고, 현재 수원 군공항 이전지로 추진되는 화성 화옹지구 역시 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 화성습지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에 등재된 국제적 서식지로, 넓적부리도요 등 멸종위기 철새 35종 이상이 생존을 위해 의존하는 곳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권고를 받은 갯벌이자, 이미 국제적으로 보호 가치가 검증된 생태 보고가 된 곳이며,이곳에 공항을 세우겠다는 발상, 그 이전에 제대로 된 조사도 공론화도 없이 일방적인 예비후보지 발표는 국제적 약속의 파기이며, 생태계와 인명을 동시에 위협하는 무모한 정책이다.
시민의 발걸음이 만든 판결
이번 판결은 법정 다툼의 결과만이 아니다. 전북지방환경청에서 서울행정법원까지 260km를 걸은 시민들의 행진이 있었고, 경기지역 시민 100여 명도 5일간 동참했다. ‘수원 군공항 폐쇄’와 ‘경기국제공항 백지화’를 외친 그들의 발걸음이 모여 법원과 사회를 움직였다. 결국 판결은 시민 의지의 결실이며, 공항 시대 종언의 역사적 이정표다.
이제 남은 과제
경기도와 수원시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법원이 던진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무모한 개발계획을 철회할 것인가, 아니면 같은 과오를 되풀이할 것인가.
인명과 자연을 지키는 최소한의 약속이며, 미래세대에 부끄럽지 않게 남길 길이다.
새만금 판결은 시대의 방향을 가리켰고, 더 이상 공항 건설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 부분이다.
인류는 자연과 공존하는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