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령전(華寧殿)과 정조대왕


화령전(華寧殿)과 정조대왕

 

수원예다교육원장  강성금   

 

수원화성행궁은 정조가 세웠으나 ‘화령전’은 순조가 세운 정조의 영전이다. 화령전은 1800년 6월 28일 정조 서거 이후, 순조 원년 4월 29일 완공하여 정조 어진을 봉안하고 순조 4년에는 화령전에 응당 행해야 할 절목인 ?화령전응행절목(華寧殿應行節目)?을 개정하여 수원 유수로 하여금 사맹삭(四孟朔)과 탄신제(誕辰祭), 납향제(臘享祭)를 정기 제향으로, 그리고 고유제, 이안제, 환안제를 부정기제향으로 올리도록 한 곳이다.

국왕 순조는 화성에 묻힌 선왕 정조를 찾아 갈 때마다(10회) 화령전에 禮를 행함은 물론 순조 12년 9월 22일에는 정조대왕의 회갑(周甲)이어서 친히 작헌례를 행하였고 순조 26년과 28년에는 왕세자가 따라와 아헌례를 행하였으며 이후 헌종 2회, 철종 3회, 고종이 2회로 왕(王)의 친제(親祭)가 17회 이루어진 조선시대 유일한 외방진전이다.

조선 후기 대표적인 실학자인 서유구(徐有?)가 수원 유수로 재임(헌종2년)하면서 쓴 행정일기 ?화영일록(華營日錄)?에는 “현륭원에는 속절제(설, 한식, 단오, 추석, 동지)를 지냈고 화령전에는 사맹삭, 탄신제, 납향제에 헌관으로 참여하였다”고 기록하였다.

영조가 찬정한 ?국조속오례의(國朝續五禮儀)? 길례(吉禮)에는 제사의 규모에 따라 대사, 중사, 소사, 기고, 속제(俗祭)로 구분한 바, 명절과 탄신일은 속제에 속하므로 속절 진전향사에는 비록 임금의 친제라 하더라도 용악(用樂:음악)과 육찬(肉饌:고기)을 쓰지 말며 변(?) 두(豆) 작(爵)이 아닌 은으로 도금한 술잔(盞)과 은 찻잔(銀茶鍾), 그리고 제기는 유기를 사용하도록 하였으며 실제로 ‘화령전응행절목’ 祭器, 祭品條에 나와 있다.

수원에는, 세월이 216년이 지나도록 옛 모습 그대로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화령전이 있다. 이번 11월 10일(음력9.22)은 정조대왕 제 265돌 탄신일이다. 조선시대 이래 끊긴 의례를 문헌을 바탕으로 재구하여 올리는 ‘정조대왕 탄신다례’는 정조의 효사상을 고착시키고 다도의 德을 실천하는 한국의 독창적 제례문화이다. 화령전 탄신다례는 축제마당으로 이어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