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세배다례


설날 세배다례(歲拜茶禮)

                                                                                                            수원화성예다(禮茶)교육원장 강성금

현대 대부분의 국어사전에는 ‘차례(茶禮)’를 <매달 초하룻날과 보름날, 명절날, 조상 생일에 간단히 지내는 낮 제사>라 했고, ‘삼명절(三名節)’은 <임금의 탄신일, 정월 초하루, 동지>라 했으며 『조선왕조실록』의 ‘육명일(六名日: 설, 한식, 단오, 추석, 동지, 납일)’은 선대왕의 영정이 모셔진 영희전에 ‘다례’를 올리도록 기록하였다. 실록에는 실제로 차(茶)가 놓여진 자리를 표시한 진설도의 ‘차례’가 천삼백 회 이상 올려 진 것으로 나타난다.

설은 왜 설이라고 했는지 그 유래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첫째, 삼간다(아무 탈 없이 지내고 싶어 삼가 한다). 둘째, 섧다(해가 지남에 따라 늙어가는 처지가 서글퍼 서럽다). 셋째, 낯설다(새로운 시간주기에 익숙하지 않다). 넷째, 서다(한해가 시작되는 날이라 하여 해가 서는 날)에서 생겼을 것으로 통용되고 있다.

명절에 지내는 ‘차례’는 ‘제사’와 그 의미가 사뭇 달라 제사에는 밥과 국이 올라가고 술을 올리지만, 차례에는 밥, 국 대신 명절음식(떡국, 송편)과 제철과일을 올리고 차(茶)가 중요 제물로 올라간다. 또 제사에는 신위가 있고 돌아가신 영혼이 길을 잘 찾아오시게 불을 켜고 문을 열어놓으며 자정이 되어야 지내지만 차례에는 신위가 없으며 이른 아침에 지낸다. 이 때 정성껏 차린 차례상에 차는 없고 술만 올라간다면 이는 ‘주례(酒禮)’이지 ‘차례(茶禮)’라고 하기가 마땅하지 않는 일이다.

설날 대표적 음식인 긴 가래떡(떡국)은 오래 살기를 바라는 장수의 뜻이 담겨 있고 어린이 설빔으로 색동저고리는 오방색으로 오복을 누리라는 뜻이 있으며 남자 아이들의 연날리기와 여자들의 널뛰기는 겨우내 움츠린 하체가 튼튼해지게 하는 놀이이다. 무엇보다 설날의 하이라이트는 가족세배로 부부가 무탈하게 잘 살아준 고마운 의미의 부부맞절과 형제자매끼리의 절 그리고 자손이 어른에게 절을 올리면 어른은 자손에게 덕담을 내리고 설음식과 茶를 나누는 세배다례다.

요즘은 차(茶)가 흔하고 구하기도 쉽다. 민족대이동을 하며 조상과 부모와 종가를 찾아 올리는 이번 설날 ‘차례’에는 차(茶)가 주인공이 되어 집집마다 차례상 가득 맑고 상서로운 기운이 넘치기를 기대해 본다.

수원화성예다(禮茶)교육원장 강성금